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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미디어의 신세계

by 보라돌이타노스 2024. 11. 4.

 

 

이번 글에서는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종류와 영향에 알아보도록 한다. 

 


 

디지털 미디어의 신세계

 

사실 미디어가 내포한 긍정적이면서 부정적인 측면을 함께 바라보는 양가적 태도는 디지털 기술의 등장 훨씬 이전부터 존재했다. 가령 브레히트(Bertol Brecht)도 자신이 활동하던 시대에 등장한, 1920년대만 해도 '진정으로 현대적 매체였던 라디오에 대해 이중적인 태도를 취했다. 즉, 라디오가 국가권력의 일방적 메시지에 대한 '전달 장치(distribution apparatus)'가 되고 있는 측면이 있지만, 대중 간 쌍방향적이고 민주적인 '커뮤니케이션 장치(communication apparatus)'로 쓰일 수 있는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미디어는 온갖 지식과 정보를 다양한 방식으로 접속하여 연결시키는 유용한 장치이다. 우리의 이용(utilization) 방식에 따라 미디어 장치의 의미와 효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미리 결정된 것은 없다. 이는 디지털 기술, 디지털 미디어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디지털 미디어 기술 환경을 우리는 구조적으로 회피할 수 없고 도망칠 수도 없다. 결국 남는 문제는 어떻게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그 가능성 및 가치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용할 것인지의 여부이다.

 

현재 우리 주변에는 활용 가능한 온갖 디지털 미디어 장치가 존재한다. 컴퓨터 프로그램과 소프트웨어, 디지털 비디오, 웹페이지와 웹사이트, 소셜 미디어, 데이터베이스, mp3와 같은 디지털 오디오, 전자책(e-book)이 대표적인 디지털미디어가 이에 해당한다. 디지털 미디어는 인터넷 및 개인 컴퓨터와 연결되어 출판과 저널리즘, 오락, 교육은 물론이고 상업과 정치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예컨대 지구상의 수십 억 사람들은 스마트폰 하나로 그 이전까지는 접근 자체가 불가능했던 엄청난 용량의 정보와 지식을 말 그대로 손안에 지닐 수 있게 되었다.

 

디지털 미디어는 과거 인쇄매체가 초래한 것, 이른바 '구텐베르크 혁명'과 비교될 수 있을 정도로 오늘날의 사회에 심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경제적·정치적·문화적으로 사회를 바꿔 놓고 있는 것이다. 이 신세계는 그 이전에는 경험해 보지 못한 포스트모던한 세상이며, 무엇보다 기존의 미디어를 오래된 세계로 밀어내어 아날로그 매체의 쇠퇴를 초래하고 있다. 예컨대 영화관은 어떠한가. 디지 털로의 이행을 감내할 수 없는 영세 극장들은 디지털화한 대형 멀티플렉스들에게 자리를 내놓고 역사의 뒷전으로 사라졌다. 영화관을 상징했던 필름 영사기는 이제 전설로만 접할 수 있을 따름이다. 2014년에 큰 화제를 모았던 영화 <인터스텔라>는 필름으로도 찍었는데 국내에서는 상영하기조차 힘들었다.

 

전통적으로 저널리즘의 기능을 떠맡아 왔던 신문도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다. 인쇄·출판 미디어의 상당수가 문을 닫았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단한 여론 지도력을 가졌던 메이저 신문사들이 규모를 줄이고 인원을 감축하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 기술의 시대에 '종이 신문의 죽음'은 더 이상 불길한 미래가 아니라 흉흉한 현실이다. 신문사들은 온라인으로의 살길을 필사적으로 모색 중이며, 혹자는 디지털 저널리즘이 새로운 일자리와 전문화의 기회를 창출해 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이처럼 디지털 신세계는 반드시 멋지지만은 않다. 그렇지만 새롭고 멋진 면모를 지닌, 그 이전과는 한참 다른 세계임에 틀림없다. 디지털 미디어는 무엇보다 개인이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과 기회를 놀랍도록 증진시켰다. 프로그램 제작 설비와 그것을 배급·유통·공연할 공간을 값싸고 용이하게 제공하기 때문이다. 컴퓨터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면 누구나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자신 이 쓴 에세이나 논문, 예술작품, 영상, 사진, 동영상 등을 많은 사람들에게 유포할 수 있다.

 

이른바 시민 대중이 독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저널리즘의 주체, 즉 저널리스트가 되는 시민 저널리즘(citizen journalism)이 그렇게 탄생했다. 이제 더 이상 전문성과 자격을 갖춘 소수의 기자들만 뉴스를 만들지 않는다. 일반 시청자, 독자들까지도 저렴한 기자재를 이용하여 뉴스 콘텐츠를 만들어 인터넷 공간에 쉽게 게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마추어 대중들이 뉴스를 만들고 진실을 옮기며 의견을 피력한다. 그럼으로써 여론을 아래로부터 반영하고, 시민들의 공론장을 자율적으로 형성하며, 정치를 직접적으로 실천한다. 민주주의를 사이버상에 구현하는 셈이다.

 

요컨대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우리는 사회적 현안, 정치적 상황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세계와 통할 수 있게 되었다. 많은 학자들은 디지털 미디어가 몇 해 전 일어난 아랍의 봄은 물론이고 뉴욕 월가의 점령 사태와 같은 중대 현실의 전개과정에서 주요한 역할을 맡았다고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도 역시 디지털 미디어는 매우 중요한 정치적 공간의 기능, 저널리즘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 디지털의 신세계는 방송의 영역에서 다중매체의 현실, 방송통신의 융합이라는 두 가지 현상으로 보다 구체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