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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환경으로서의 방송

by 보라돌이타노스 2024. 11. 2.

 

이번 글에서는 우리가 흔히 일상에서 접하는 방송에 대한 개념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생활환경으로서의 방송

 

방송 프로그램의 기획과 제작은 한 명의 유능한 창작자에게 크게 기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방송이라는 것 자체가 이미 특정한 기술적 조건에 기초한 제도적 실천이다. 프로그램을 기획·제작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개별적이라기보다는 집단적·사회적으로 이루어지는 행위인 경우가 많다. 우리는 방송기획과 제작이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 알아보기 전에 우선 프로그램의 정의에 관해 익숙해야 하고, 그에 앞서 방송의 개념에 대해 일정한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방송이란 무엇인가? 예컨대 신뢰도나 영향력이 매우 높다고 자랑하지만 공정 방송을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 KBS를 우리는 흔히 '지상파 방송'이라고 한다. 과연 정확한 표현일까?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의 CNN은 지상파 방송인가, 아니면 케이블 방송 네트워크인가? 최근 한국사회 내 이념 편향성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 이른바 '종편'을 우리는 어떻게 분류할 것인가? IPTV는 방송인가, 아니면 통신인가? 혹은 그 사이에 위치한 일종의 하이브리드(hybrid) 텔레비전인가?

 

시청자들이 직접 만든 영상을 올리고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한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해직 언론인들이 탐사 저널리즘의 실천을 위해 만든 뉴스타파와 같은 팟캐스트, 개인이 값싼 기자재를 이용하여 취미 활동 삼아서 행하는 인터넷 방송은 어떻게 분류할 수 있는가? '다매체, 다채널'이라는 말은 우리에게 아주 친근하며, 우리 또한 멀티미디어 환경에 매우 익숙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정확한 의미에 관해 알고 있는 것은 많지 않다. 프로그램 기획과 제작을 공부하기에 앞서 방송에 관해 살펴보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는 동시대의 모든 세대, 지역과 계층, 성별 차이를 불문하고 어떤 식으로 든 방송 환경 속에서 태어나 살고 있다. 가령 우리가 태어난 순간 병원 복도에는 텔레비전이 켜져 있었을 공산이 크다. 말을 배우고 걷기 시작하는 유아기의 우리 집 안에도 여러 가지 방송 장치가 작동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방송에 대해 별 관심 없이 지나쳐 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방송은 다중의 의사와 무관하게 존재하는 일종의 환경에 해당한다. 마치 공기처럼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중요한 현실적 환경이자 결정적인 삶의 조건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와 달리, 방송은 눈에 띄고 귀에 들리는 제2의 환경이다. 그렇지만 너무나 친숙해지고 자연스러워져서 예민하게 의식하지 않는 한 그 존재의 부피와 의미를 깨닫지 못하게 되었다.

 

방송은 언제 어디에서나 발견된다. 집 안, 지하철이나 자동차 안뿐만 아니라 식당과 학교에서도 우리는 방송을 접하게 된다. 거리에서도 끊이지 않고 방송 환경이 조성되며, 심지어 우리가 모두 잠든 심야에도 방송은 중단되는 법이 없다. 방송 중단은 기술적으로 발생 가능한 사고이지만, 사회적으로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사건이다. 아마도 현재의 세계가 지속되는 한 어떤 형태로든 방송도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방송에 투여하는 시간을 따져보면 방송의 존재감을 금방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하루 생활 중 많은 시간 동안 방송을 체험하고 방송과 함께하면서 보낸다. 구체적으로 KBS 방송문화연구소와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가 발표한 '2010 국민생활시간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평일에는 하루에 1시간 46분간 KBS와 MBC, EBS 등 지상파 TV를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상파TV 평균 시청시간은 토요일에는 2시간 9분, 일요일에는 2시간 49분으로 크게 늘어난다. 이 수치는 2010년 기준 평일 20분, 주말 30분 정도를 차지하는 케이블방송과 위성방송, IPTV, DMB 등 유료방송 시청시간을 뺀 것이다. 최근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종합편성 채널 시청 인구가 크게 늘어났고, 젊은 층 사이에 tvN과 같은 케이블 채널의 인기가 급상승한 점을 주의하도록 하자. 또한 라 디오 방송, 인터넷 방송의 시청시간이 빠져있는 사실도 유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