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글에서는 변화하는 방송의 개념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변화하는 방송의 개념
우리에게 방송은 서구에서 유입된 놀랍고 신기한 미디어 기술 중 하나였다. 1927년 2월 16일 JODK라는 호출부호를 통해 이 땅에 최초로 라디오 방송이 개시되었다. 광복 훨씬 이후인 1956년 미국의 지원하에 상업방송이 실시되었다가 곧 막을 내리고, 1961년 5.16 군사정변 직후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공영방송 KBS와 MBC의 텔레비전 방송이 개국했다. 텔레비전만 보면 우리와 함께한 시간이 불과 반세기밖에 되지 않지만 방송이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면서 이제는 대중문화의 총아, 대중생활의 핵심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텔레비전의 압축적인 일상화 속에서 방송은 더 이상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기술적 장치, 사회적 제도에 한정되지 않는다. 매우 가깝고 익숙하게 실재하는 방송이기에 우리는 막상 그것을 개념적으로 이해해 보려고 하지는 않는다. 그 의미에 관해 심사숙고하거나 그 가치를 두고 진지하게 사유해 보는 경우도 드물다. 초·중·고 교육과정에서 방송에 대해 진지하게 다룰 법도 하지만 그런 경우는 드물다. 방송이 우리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 및 중요성에 비춰 볼 때, 방송에 대한 일반의 개념 이해도는 현저하게 떨어진다. 경험과 지식의 편차가 크게 발생하는 것이 다름 아닌 방송분야라고 해도 무방하다.
방송은 말 그대로 무언가를 멀리 퍼뜨리고 내보내는 활동이자 제도, 장치와 내용물을 가리킨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방송은 전파를 이용하여, 기획·제작·편성된 다양한 프로그램이나 재미있고 유익한 콘텐츠, 사회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다수를 상대로 내보내는 송신행위, 송신체제, 송신내용이다. 방송은 매스커뮤니케이션을 가능케 하기 위한 일종의 전자적 매스미디어로서, 전통적으로는 무선으로 이루어지는 활동에 한정되어 쓰였다.
그리하여 미국 통신법에는 "직접 또는 중계국의 중계를 통해 공중이 수신하는 무선통신의 전달”로 정리되어 있었다. 영국에서도 방송은 흔히 "일반인이 합법적으로 수신할 수 있거나 일반인에게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각적 이미지, 음성, 또는 무선통신에 의한 여타 정보의 송신”으로 규정되어 왔다. 국내에도 유사하게 적용되어 한국의 방송법은 방송의 의미를 “정치·경제·사회·문화·시사 등에 관한 보도 및 논평, 여론과 교양·음악·오락·연예 등을 공중에게 전파하는 것을 목적으로 행하는 무선통신의 송신"으로 정의했었다.
그런데 이러한 제한된 의미는 다수의 대중이 실제로 이용하고 있는 유선 케이블TV 방송을 포함할 수 없다는 점에서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되었다. 디지털 방송기술이 발전하면서 방송에 대한 개념 확장이 요구됐다. 이제 방송은 보다 확장된 개념으로서, 유·무선의 여부를 떠나 프로그램 제작과 송출, 수신의 매스미디어 현상을 총칭한다. 2013년에 재개정된 방송법도 방송을 "방송 프로그램을 기획, 편성 또는 제작하여 이를 공중에게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송신하는 것”으로 정의하였다.